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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싱 시그널 | #제철코어 (Season-core)

계절을 파는 브랜드들 — '지금 아니면 안 돼' 심리를 건드린 제철코어

제철이 '경험'이 된 순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69세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6%가 "특정 계절에만 할 수 있는 경험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답했다. 76.1%는 "특정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경험은 더 가치 있다"고 평가했고, 73.4%는 "기후 변화로 계절별 경험이 점점 희소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수치들이 말해주는 건 단순하다. 소비자들은 이제 '계절'을 하나의 콘텐츠로, 경험의 대상으로, 그리고 희소성 있는 자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제철 식재료를 챙겨 먹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계절 자체가 소비되고 있다.

토마토가 아이웨어가 되기까지

제철코어가 가장 먼저 뿌리내린 곳은 식품·외식업계다. 2026년 봄, SNS에는 봄동, 마늘종, 노을멜론이 줄지어 화제가 됐다. 한철 식재료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인증과 경험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리고 여름이 오자 '토마토코어'가 재점화됐다. 2025년 여름에 이어 2026년에도 요아정, 바나프레소, 마이쮸 등 식음료 브랜드들이 잇따라 토마토 메뉴를 출시했고, 블로그 언급량은 640건대로 급등했다. 토마토는 더 이상 샐러드 재료가 아니었다. 토마토는 여름의 색감이고, 무드이고, 감각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 흐름은 식음료를 넘어섰다.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2026 베지(Veggie) 컬렉션'을 선보이며 토마토 감성을 패션 아이템에 입혔다. 11번가는 SNS에서 화제가 된 제철 먹거리와 시즌 아이템을 한데 모은 전문관 '제철코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왜 지금, 제철인가

제철코어가 부상한 배경에는 몇 가지 시장 심리가 겹쳐 있다.

첫째, **FOMO(Fear Of Missing Out, 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다. "지금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희소성은 즉각적인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계절은 한정판이다. 여름 토마토는 겨울에 살 수 없고, 봄동은 봄에만 맛볼 수 있다. 이 단순한 사실이 소비자들에게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

둘째, 기후 불안감이다. 소비자의 73.4%가 "기후 변화로 계절별 경험이 희소해질 것"이라고 답한 것처럼, 사람들은 지금 이 계절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선명할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더 강하게 계절을 붙잡으려 한다.

셋째, 압축 소비의 연장선이다. 2026년 소비 트렌드의 핵심은 '중요한 것에만 깊게 집중하는 소비'다. 일상의 많은 것을 포기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놓치고 싶지 않은 경험에는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 제철코어는 바로 그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을 건드린다.

소싱 시장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제철코어 트렌드는 중국 1688 소싱 시장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다. 계절 감성을 담은 패션 아이템, 제철 과일 패턴의 홈 데코 소품, 한정판 느낌을 주는 시즌 컬러 뷰티 패키징 등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제철코어가 단순히 '제철 과일 그림이 들어간 상품'을 넘어 계절의 무드 자체를 상품화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토마토 색감의 선글라스, 봄동을 연상시키는 연두색 패브릭 소품, 여름 과일의 촉촉함을 강조한 스킨케어 제형 등이다.

1688에서는 이런 상품군을 빠르게 기획·생산·출시하는 공급사들이 늘고 있다. 다만, 계절 한정 상품의 특성상 타이밍이 생명이다. 여름 상품은 5~6월에 소싱해 7월 초에 판매를 시작해야 하고, 가을 상품은 8월에 준비해야 한다. 시즌을 놓치면 재고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소량 테스트 → 빠른 반응 확인 → 추가 발주 방식의 민첩한 운영이 필수다.

또한 1688 소싱 시에는 품질 편차와 원단 검수가 중요하다. 계절 감성 상품일수록 색감과 질감이 핵심인데, 실물과 샘플 사진의 차이가 크면 소비자 반응이 급격히 냉각된다. 특히 식품 관련 패키징이나 뷰티 아이템의 경우 색상 재현율이 낮으면 '제철 느낌'이 사라지기 때문에, 샘플 확인 후 본 발주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브랜드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제철코어를 앞세운 브랜드 전략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한정판 마케팅이다. "이번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토마토 시리즈, "봄에만 출시되는" 봄동 컬렉션처럼 계절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방식이다. 출판계에서는 '제철 행복' 같은 계절 일력이 나오고, 패션업계에서는 제철 과일 감성을 담은 의류와 잡화가 등장한다.

다른 하나는 계절 전문관 운영이다. 11번가처럼 아예 '제철코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시즌 먹거리, 패션, 리빙 아이템을 한데 모아 제안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계절에 뭘 사야 하지?"라는 고민을 플랫폼이 대신 정리해주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다.

제철코어, 과소비를 부추기는가

일각에서는 제철코어가 소비자의 FOMO를 자극해 불필요한 과소비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금 아니면 안 돼"라는 메시지는 충동 구매를 부추길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제철코어는 계절의 리듬에 맞춰 소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사계절 내내 모든 것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계절에 집중해서 경험하고, 다음 계절이 오면 또 그 계절에 집중하는 식이다.

중요한 건, 이 트렌드가 소비자들에게 '계절을 경험한다'는 감각을 되살려 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시사철 똑같은 상품이 진열된 마트와 쇼핑몰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감각하고 그 순간을 기록하려는 욕구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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